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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쿠팡의 시스템 중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통역 시스템입니다. 쿠팡의 통역사분들은 정말 굉장합니다. 온갖 테크와 쿠팡의 비지니스 관련된 주제들을 실시간으로 통역해주시니까요. 내부에서 지식 공유도 활발히 하시는 거 같아서 오히려 개발팀들끼리 서로 소통이 안되는 부분은 통역사분들이 잘 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업무 특성상 해외 벤더와 회의 할 일이 많았어서 특히나 통역사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요, 특히 뛰어나신 분들은 단순히 통역을 하시는게 아니라 ‘잠시만요 저쪽에서 저희 의도를 이해를 잘 못한 것 같아서 제가 설명 하고 올게요’ 하고 저희의 입장에서 그들의 언어로 다시 표현하는 대변자 역할까지 자처하십니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쿠팡의 해외 관련 비지니스들은 정말 힘들었을거에요.

제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새로 입사해서 참관중인 통역사분들의 프로필을 보면 속으로 파이팅을 외칩니다. 그리고 회의 후의 팔로업 질문으로 테크 관련 질문을 하시는 경우, 최대한 친절하게 알려드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 정말 소소팁 몇가지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해당 대화는 상대분의 허락을 얻어서 발췌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어떤 맥락에서 질문하시는지 먼저 파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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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DM을 보내서 질문하는 것은 그럴 필요성을 어디선가에서 느꼈기 때문입니다. 보통 Non-tech 직무의 분들이 tech쪽에 연락하시는 경우, 위키피디아, JIRA 티켓, 혹은 회의 등에서 제 이름을 발견하고 follow-up 질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답변을 해드리려면 먼저 어떤 컨텐츠를 보고 질문하시는 것인지 파악하면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참고할만한 링크를 함께 제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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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대화에서 모든것을 a to z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의 시간도 제한되어있고, 제가 순간적으로 그정도로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요. 설명을 할 때 대화가 끝나고도 참고할 수 있는 키워드, 링크를 따로 전해드리면 좋습니다.

업무와의 contex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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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맥락 파악과 연결되는데요, 설명을 요청하신 것은 결국 사내의 업무와 관련이 있었을 것이고, 질문하신 내용과 해당 내용을 연결시켜주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적절한 수준에서 비유하기 그리고 기술적 TMI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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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도 알면 좋을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이거랑 저거랑 요렇게 다른데’ 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순간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땐 머리에 힘을 꽉 주고 적당한 선에서 스스로의 설명을 컷해야합니다. 그런 설명은 같은 개발자 동료에게만 하는게 좋아요! 질문하신 분에게 어느정도의 적확함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보고 적당한 선에서 키워드 정도만 제공하고 절제하도록 합니다. 해당 대화에서도 프레임워크 설명을 한문장정도 쓰다가 지웠네요. 말이 많은 사람은 이걸 항상 주의해야해요. 그리고 필요한 적확함의 한도 안에서는 얼마든지 단순화한 다음에 현실 예를 들어서 비유를 하는게 설명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이 대화에서도 ‘통역사 분들이 라이브러리의 개념을 통역하는데 필요한 정도로만 이해하면 된다’라고 생각해서 직관적으로 라이브러리 = 도서관으로 비유해보았습니다.

Don’t be tox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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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다른 직군들에게 친절하게 말하도록 합시다. 이게 궁극적으로도 본인에게 좋아요. 저는 이 방법을 통해 사내 회계팀 분들과 점심 한끼 같이 할 정도의 친분을 쌓았고, 회계 입장에서 진짜 중요하고 급한 데이터가 뭔지 구분할 수 있는 감이 조금 생겼습니다. 이런 감이 생기면 업무의 우선순위 조절에 좋아요. 테크 지식이 아니지만 테크 업무에 도움 되는 요런 스몰토크들 탐나지 않으시나요?

블로그를 써보자고 마음을 먹은 상태에서 일어난 짧은 대화가 회사에 대한 내용은 아니면서 공유해봄직한 내용인 것 같아서 써보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테크 내용 설명하기 위한 소소팁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