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직 (4/4) (Google 타이완, AWS Europe GEOFlex, 쿠팡 면접 후기)
Coupang 2차 면접
쿠팡 최종 면접은 1차와 비슷했습니다. 2시간이 잡혔는데 1시간은 코딩인터뷰였고 1시간은 LP에 관련된 면접이었어요. 다른 경력직의 경우에는 시스템 디자인이나 도메인 관련 지식들도 묻는단 이야기도 들었는데 저는 커리어를 전환하는 경우여서 그런지 그런 면접은 따로 잡히지 않았습니다. LP는 그냥 최대한 솔직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입 사원 때도 생각한거지만 이런 면접이나 인적성검사를 계산해서 하려고 해봤자 일관성 점수나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어거지로 입사해서 그 회사에 맞지도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Culture fit의 하한선이라고 생각해서, 이걸 꾸미지 않는다는 이유로 떨어질 수준이라면 나랑 맞는 회사가 아니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1차와 마찬가지로 2차도 좀 급박하게 날짜가 정해졌기때문에, 이런거에 여유가 있지 않은 곳이라면 면접 합격 연락부터 다음 면접 일정 연락이 오는 사이에 미리 선호하는 일정을 연락해두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Google On-site 면접
구글 온사이트 면접은 1시간 / 1시간 / 2시간으로 나눠서 사흘간 치뤄졌고 (물론 하루에 네시간 다 보는 것도 가능.) behavior interview 1시간, coding interview가 3시간이었습니다. behavior interview는 입사했을 때 실제로 함께 일하게 될 팀의 팀장님이 하시는 것 같았고 coding interview는 같은 팀인 경우도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았는데, 같은 팀의 경우는 도메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질문도 많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전까지 준비하던 스타일과 많이 달랐는데 이건 제가 embedded 분야로 지원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공부를 더 많이 했다고 하더라도 이 면접을 더 잘봤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습니다.
같은 팀이 아닌 경우는 아얘 서로의 백그라운드가 많이 달라서 설명을 많이 해가면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web에 관련된 지식이 없는데 상대방은 web쪽에 가까운 엔지니어이신 것 같았어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계속 질문해가며 문제를 구체화했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구글 면접을 보고 ‘와 나 면접 찢었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셨을지 궁금해요… 전 그냥 망했다… 하고 침대에 누워버렸기 때문에. (사실 눕진 않고 친구랑 놀러 갔습니다.)
쿠팡 합격 연락과 Google 레퍼런스 체크 연락
쿠팡 합격 연락은 1주일 쯤 후에 받았습니다. 처우 협상을 위한 자료를 보내드렸어요. 구글도 면접 후 1주일정도 후에 레퍼런스 체크를 위해 아는 구글러 이름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맨 처음에 같은 질문을 받고 보낸 적이 있는데 아마 담당자가 바뀌면서 제대로 전달이 안되었던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말한 상사분은 이 때 최초로 연락을 받게 되셨는데… 아주… 절찬리에 혼났습니다… 해외 취업에 생각이 있으면 미리 말했어야지 하고… 아니 근데 저도 최종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죠… 여튼 아는 구글러가 없으면 자체적으로 레퍼런스를 체크한다고 하니 이부분은 딱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때 전해들은게 꽤나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다고 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붙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Amazon On-site 면접과 피드백
쿠팡은 합격 연락을 받고 Google도 어지간하면 붙겠구나를 안 상태에서 본 면접이라 아마존 면접은 시스템 인터뷰를 망칠거라고 예상하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걱정하면서 보지는 않았습니다. 아마존 면접은 2시간 - 휴식시간 1시간 - 2시간 으로 총 5시간이 한번에 진행이 되었고, 1시간마다 다른 면접관이 들어왔습니다. 아마존 면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메인 면접관 외에 한명이 카메라를 끈 상태로 들어와서 참관한다는거에요. (이에 대한 부분은 준비 세션에서 미리 설명 받음.) 그리고 인터뷰 중 하나는 나머지 한명도 카메라를 켜고, 메인 면접관분이 질문을 하다가 나중에 질문할거 있냐면서 턴을 넘기시더라구요. 그러면 하나~둘 정도 질문하고. 면접관을 양성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면접관을 저렇게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회사가 얼마나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구직자들에게 회사에 맞는 스킬을 키워오라고 하기 전에 그런걸 제시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되는지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개발자는 코딩인터뷰라는 업계의 스탠다드가 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 전체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사실 본인들이 잘 모르니까 제시를 못해주고 있는건 아닌지. 역으로 내가 현재 재직중인 회사에 면접관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좋은 면접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스스로 물어보는 시간도 가졌구요. 어쨋든 이런 면면이 되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면접 당일까지 면접 일정이 fix가 안되었던건 좀 정신없나보다… 하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어요. 여름 휴가 기간이라 전체적으로 일정이 딜레이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정도일줄은..? 인터뷰 날짜 전전날과 전날에 두차례에 걸쳐서 메일을 보냈고 전날 보낸 메일에 일정을 잡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었습니다. 결국 당일 아침에 최종 인터뷰 링크를 받았어요. 일정 관련해서는 좀 더 미리미리 일정 달라고 할걸 그랬다고 생각했습니다. 급하게 정해져서 그런지 제가 지망하는 쪽의 도시로 최대한 면접관을 맞춰준다고 했었는데, 해당 도시의 면접관은 만나지 못했거든요.
그 외에는 면접관들은 대체적으로 친절했습니다. 인터뷰 자체는 1시간 중 코딩인터뷰가 30분 LP가 30분이었던 느낌이었어요. 제 목표는 LP에서 겹치는 에피소드 없이 4시간을 잘 마무리한다!였는데 30*4=2시간은 쉽지 않았네요. 그래도 결국 이 목표를 달성해서 스스로는 뿌듯하게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코딩인터뷰는 좀 더 열어두는 스타일과 본인이 원하는 구체적인 답이 존재하는 스타일이 둘 다 존재했어요. 충분히 면접관과 이야기 하시면서 맞춰보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결과는 열흘 좀 넘게 걸렸는데, ‘you were very close but not selected this time to move to an offer.’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feedback chat을 하자고 하더라구요. (준비 세션에서 피드백은 없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피드백 챗 내용은 진짜진짜 아쉽게 떨어졌다. LP쪽에서는 잘했고 시스템 인터뷰에서 분산 시스템 같은 내용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부분 때문이었기 때문에 (보통 1년 이후에 다시 하는데) 해당 부분만 다시 공부해서 다시 시도해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떨어진거와는 별개로 (아마 결정 과정에 있어서 절 뽑자 쪽에 있으셨던듯한 분이) 10분동안 피드백도 해주는게 굉장히 괜찮은 경험이었어요. 다른 회사에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아마 6개월 후에 다시 보진 않을 것 같지만, 먼 미래에라도 유럽 AWS 면접은 한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이번 면접 과정이었고, 어쩌다 시작한 면접에서 최종까지 된 기업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진학 대신 이직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붙고 떨어지고와는 별개로 한국의 공채 시스템만 겪어본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고 자극도 공부도 많이 되었습니다. 여름 휴가를 다 면접으로 보내서 면접 이후 지금까지 쉬고 있는게 함정이긴 한데 또 기말고사 후의 방학처럼 쉬는 기간도 필요한거 아니겠어요? 주변에도 솔직히 쉽지 않은데 (경력직 면접은 다 이렇게 어려운가 싶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쿠팡, 아마존, 구글 다 면접 빡세기로 소문난 회사 같더라구요…) 그래도 한번쯤 할만한 경험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뭐부터 뭐 사이가 몇일 걸렸고 이런걸 최대한 쓰려고 노력했는데, 저같이 정보가 없는 사람은 기간에 대한 견적이 잘 안나오더라구요. 우연히 검색해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도메인으로 파이팅해볼게요!